[IT 만난 작은 거인②] "하루에 전화만 200통"…명함 대신 스마트폰 든 차 수리공

입력 2017-06-23 09:33   수정 2017-06-23 10:03

50만원으로 시작한 차 출장 수리 서비스…3년 만에 연매출 22억원
박승우 카페인터 대표 "2030세대 맞춤 소통이 노하우"




① 억대 매출액 소상공인 성공신화…비결은 '플랫폼'
② "하루에 전화만 200통"…명함 대신 스마트폰 든 차 수리공
③ 누구나 보는 네이버, 병아리 사장님도 쉽고 빠른 창업
④ 고객도 모르게 빠져드는 쇼핑몰, '빅데이터'가 일등공신
⑤ 24시간 잠들지 않는 직원, 그 이름은 'AI'

2014년 박승우씨(45)의 하루 일과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앞에서 명함 1000장을 돌리는 일로 시작했다. 운좋게 휴대폰이 울리면 장비함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그는 집이든 회사든 부르는 곳으로 가서 자동차를 고쳐주는 출장 전문 정비사였다.

옷가게와 카페를 몇 번 말아먹고나니 통장에는 50만원이 전부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거리로 나섰다. 가진 것이라고는 튼튼한 팔다리와 젊었을 때 배워둔 자동차 수리 기술밖에 없었다. 점포를 내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우연히 한 중학교에 가서 선생님 한 분의 차를 고쳐드렸는데 매우 만족해하셨어요. 그 분이 다른 선생님도 소개해줘 같은 학교에서 여러 대를 손봤죠. 그 때 '이거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제 사업을 홍보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 입점비·거래 수수료 없이 '번개장터' 입점

평소 인터넷 중고 거래를 즐겨 하던 지인에게 '번개장터' 얘기를 접했다. 중고거래 앱(응용프로그램)인데 전문 판매자가 활동할 수 있는 전문상점 카테고리가 있다고 했다. 입점 비용과 거래 수수료도 없어 시험삼아 '카페인터'라는 이름으로 상점을 열었다.

초기에는 광고를 붙일 형편이 안 됐다. 번개장터를 통해 연락이 오는 손님들이 드문드문 생겨났다. 그러다 여윳돈이 생겨 하루 5만~6만원짜리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앱 첫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였다.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전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가 왔다.

"하루에 전화만 200통을 받은 날도 있었습니다. 새벽에도 전화가 와서 휴대폰이 고장난 줄 알았어요. 번개장터 이용자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웃음) 자동차 수리 서비스로는 번개장터에서 첫 광고였다고 하더라고요."

접수 물량도 혼자서 하기엔 벅찰 정도로 늘어났다. 주문이 전국에서 들어오다보니 지방 직원도 필요해졌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직원들을 고용하고 전국 곳곳에 작업장도 마련했다. 현재 카페인터는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용인 안양 수원에 진출한 상태다. 전국 직원들이 하루에 해결하는 작업량만 80건 정도다. 다른 마케팅 플랫폼 없이 번개장터 하나만 활용해 얻은 성과다.

그렇다고 고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앱 이용자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고객이다보니 마음 고생을 할 때가 많았다. 까다로운 손님이 많았고 변덕을 부리거나 트집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번개장터 전체 이용자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절반에 가깝다.

"번개장터를 통해 오는 고객은 10명 중 8명이 20~30대입니다. 젊은 세대라서 그런지 더 '빨리빨리'를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퀄리티는 높아야하고 가격은 싸야 하죠. 처음에는 맘고생을 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고객들 덕분에 서비스의 질도 올라간 것 같습니다.(웃음)"

◆ 까다로운 2030 고객 잡은 비결

젊은 고객들은 '첫 차'인 경우가 많다보니 차량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고. 작은 흠집을 고치는 데도 확인에 확인을 거쳤다. 차를 맡기더라도 문의는 계속됐다. 밤새 잠도 안자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따져묻는 고객들도 많았다.

박 대표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신뢰를 줄까' 고민하던 끝에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작업 전 대화를 충분히 나누고 작업 과정을 틈틈히 사진으로 공유했다. 앱 내 메신저 서비스를 적극 활용했다. 노하우는 지방 분점 직원들과도 공유했다.

"직원들에게 자동차 고치는 기술 만큼 중요한 게 '소통'이라고 강조합니다.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인데 소통의 기술만큼 노하우가 필요한 게 없더라구요. 오프라인 공업사처럼 '몇일 뒤에 자동차 찾으러 오라'고 통보하는 식은 이제 구식인 겁니다."

현재 번개장터에서 카페인터를 팔로워하는 회원은 1800여명이다. 한 두번 이용했던 고객은 충성 고객이 됐고, 입소문을 타면서 회원이 늘어났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노력의 결과는 이용자가 직접 매기는 평점에서도 드러난다. 번개장터 내 카페인터의 상점 평점은 5점 만점에 5점을 기록하고 있다. 고객평에는 '요술 사장님' '숨은 장인' 등 호평이 넘쳐난다.

박 대표는 한 번 손님을 영원한 손님으로 만들기 위해 차종과 년식, 색깔도 따로 저장해뒀다. 명함만 돌렸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갈 생각이다.

"저처럼 큰 돈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IT 플랫폼을 잘 활용하길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돈만 벌자'라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단골 손님들과 함께 오랫동안 이 사업을 해나가는 게 꿈입니다."(계속)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그래픽=강동희 한경닷컴 기자 ar491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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